네이버에 대한 일본 정부의 LINE 주식 매각 압력을 놓고 한국 정부가 늦게나마 유감의 뜻을 내비쳤다. 일본 총무성이 네이버 계열사인 LINE 야후를 상대로 내린 행정지도가 사실상 네이버 측의 주식 매각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강도현 제2차관은 10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주식 매각을 요구하는 표현은 없다고 말했지만,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 매각 압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이어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와 한국 기업의 의지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네이버가 LINE 야후의 주식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일 경우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조치를 취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감 표명의 상대방이 '일본 정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차관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일본 관방장관은 회견에서 행정지도에서 제기한 자본관계 개선 문제가 다양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일본 정부가 그런 입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측에서는 실질적으로 네이버 측의 주식을 매각하라는 압박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관계는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그런 소지가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주식 매각 검토 자체는 네이버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LINE 야후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에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했지만 이사회 구성 등을 통해 LINE 야후의 경영권은 이미 2019년부터 실질적으로 소프트뱅크의 통제 하에 있었다"며 "네이버는 자사 기술력과 노하우를 LINE 야후에 접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주식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을 중장기 비즈니스 관점에서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윤석열 정부의 대일 관계 복원 기조 탓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강 차관은 "네이버가 경영·거버넌스 종합 환경에서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만약 한국 기업이 완전히 부당한 차별이나 압력을 받았다고 판단했다면 정부의 지금까지 대응은 전혀 달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정부 기자회견 1시간 전에 소프트뱅크와 주식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주식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양국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사항이라는 원칙을 명확히 한 정부의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